이슬람식 거래 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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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식 거래 계좌

이슬람 금융의 한국진출과 이슬람세계화

서동찬 글/한반도 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처: 개척정보, 2011년 2월호, pp. 15-20

한국에도 이슬람금융 진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와 국내금융, 기업은 자금조달 창구를 다양화하고 중동의 오일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2009년부터 이슬람채권 발행을 추진해 왔다. 비록 2010년 1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수쿠크/Sukuk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곧 올 2월 임시국회에서 또다시 입법화가 시도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침투하는 이슬람금융에 대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한국 사회에 설명하고 설득하고 소통해야 할 것인가?

이슬람 채권(수쿠크)은 이슬람 국가들의 독특한 금융기법으로서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이자를 받을 수 없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이슬람 자본은 율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실물 투자 형식을 빌려 대출이나 투자를 한다. 실례로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권이 주택자금을 빌려줄 때 통상적으로 직접 자금을 대출해 주고 거기에서 이자를 받는다. 하지만 이슬람권에서는 해당 주택을 금융권이 직접 매입한 뒤 채무자에게 집을 빌려주고 원리금 대신 사용료를 받는 식이다. 따라서 이슬람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거래 과정에서 자산 매매와 임대에 따른 양도세와 취득, 등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할 때보다 금리가 4%가량 높아진다. 따라서 수쿠크 법안은 이슬람 채권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국내 기업들이 다른 외화표시 채권과 똑같은 조건으로 이슬람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회의원 25명을 대상으로 수쿠크 발행 조세특례에 관한 입장을 전화로 전수조사(全數調査)한 결과 과반이 넘는 14명이 찬성했다. 찬성측 의원들의 종교를 보면 윤○○의원만 기독교였고 나머지 대부분 천주교나 무교였다고 한다. 조사 결과 찬성 의원들은 "외화 차입선 다변화와 중동 오일달러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인 반면 반대 의원들은 "이슬람에 대한 특혜인데다 테러 자금으로 일부 유입될 우려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로 이슬람 금융의 유치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서 기존에 제기된 주장을 정리하자면, 첫째, 서구자본, 유대인자본, 화교자본, 일본자본과 다른 형태인 이슬람자본을 유치함으로써 자본의 유치를 다변화하고 금융위기 상황에서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총 1조달러 규모밖에 아직 안되지만 이슬람금융은 헤지펀드/hedge fund와 달리 실물거래를 매개로 하고, 일반채권처럼 이자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에 대한 배당금을 나누기 때문에 훨씬 위험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일반채권이 이자와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것과 달리 수쿠크는 실물자산의 운영에 따른 수익금을 배당하는 형식을 취한다. 또 '이자라 수쿠크'일 경우 채권을 발행하여 이슬람 투자자를 모으고, 그 투자금으로 실물을 구매하고, 일반에게 임대형식으로 주어 임대료를 받아서 그것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셋째,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처럼 한국의 중동시장에 대한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우리의 이슬람금융 개방이 중동지역에서의 한국 진출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 금융을 한국사회에 허용하는 것은 보다 복잡한 변수들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을 통한 세계 이슬람화

세계화 시대를 맞아 이슬람식 거래 계좌 자유로운 금융자본 이동이 활발해지고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해외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시대의 대세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헤지펀드와 같이 주권국가의 안보를 뒤흔드는 금융세력은 위험하다. 아무리 해외 자본유치가 중요하지만 마피아 자금과 같은 지하경제를 유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허용할 수 없다. 그런 차원에서 이슬람 금융의 세계 최대 자금 출처가 어디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아시아 이슬람 금융은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운영이 되지만 실제 자금 원천은 사우디아라비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73년 제1차 오일쇼크 이후로 막대한 달러 수입원을 거머쥐었고, 그것의 운영을 미국과 영국계 은행에 유치했다. 1971년 미국 닉슨 정부 시절 브레턴 우즈 체제가 종말을 고하면서 금본위 달러제에서 석유 본위제로 바뀔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달러 수입원을 미국과 영국계 은행에 입금하기로 전격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차츰 거세지는 국내의 이슬람원리주의 세력의 압박을 받으면서 이슬람식으로 금융을 운영하게 된다. 이슬람에서는 이자수입(리바)을 금지하기 때문에 일반 은행보다는 이슬람식 금융기법을 가진 특수은행에 자금을 유치할 수밖에 없었다. 이슬람에서는 수익의 2.5%를 자카트/zakat라고 해서 반드시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자카트 자금은 대부분 이슬람 전파와 이슬람 사회운동 펀드로 운영이 되고 있다. 즉 이슬람 은행은 순수한 자본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만이 아니라 국가의 이슬람화 운동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의 특이성을 고려한다면 순간의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한 정책결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디 왕가라는 정치세력과 와하비즘/Wahhabism이 결합되면서 형성된 국가이다. 와합/Muhammad ibn Abdul Wahab이라는 인물은 1800년대 오스만 제국의 쇠퇴의 원인을 이슬람의 타락에서 찾았고, 당시의 수피즘/Sufism(수피 성자를 숭배하는 이슬람의 종파)을 이슬람 신앙(유일신 신앙 - 타우위드)을 위배한 우상으로 지목하며 그런 수피즘 계열의 무슬림을 불신자(카피르)로 지목하고 척결할 것을 주장했다. 그런데 사우디 왕가라는 정치세력을 만나면서 이러한 와하비즘은 국가화 되었다.

1930년대 석유가 발견된 이후로 미국은 중동에서의 소련 세력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중의 이슬람화를 이용했다. 이슬람이 서구와 동일하게 무신론인 사회주의를 공격하고 또 사회주의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식 와하비즘은 이슬람 분파 중에서 가장 원리주의적인 계열로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도 와하비즘의 영향을 받아서 성장한 세력이라 할만큼 급진적이다. 소련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왔을 때 파키스탄의 페샤와르 중심으로 난민촌이 형성되었고, 그들을 대상으로 이슬람기숙학교(마드라사)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이슬람 교육을 시키고 소련을 반대하는 지하드에 투입시켰던 그 자금의 출처는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즘 펀드이다. 또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세력이 지금의 탈레반이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중앙아시아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는 모두 와하비즘이라고 부른다. 이런 나라에서는 이슬람 사원에서 잉맘이 설교를 하면 정보기관에서 감시를 하는데 와하비스트들이 설교를 하거나 그런 종류의 메시지가 나오면 설교자를 즉시 체포해 간다. 이처럼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국가에서 경계하고 주의하는 것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즘이다.

특히 사우디의 금융자본은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 운동과 연결되어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1928년에 시작된 대중적인 이슬람 시민사회 운동으로서 이집트에서 이슬람식 거래 계좌 낫세르를 도우면서 왕정을 몰아내고 아랍 민족주의 정권을 창출했지만 낫세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들의 급진성을 문제삼아 불법화시키자 전 세계로 흩어졌다. 마침 이들이 주로 흘러 들어간 곳이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계이다. 그들은 주로 학교와 은행에 침투하여 금융업을 이슬람화 시키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이슬람 NGO의 자금을 지원하는 핵심 세력이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를 포함하여 요르단,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의 이슬람 NGO들의 뿌리는 모두 무슬림형제단이며, 그 배후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 오사마 빈라덴의 경우도 중학생 시절 사우디의 무슬림형제단 소속이었던 한 체육교사를 통해서 원리주의 무슬림으로 거듭났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주로 이슬람 국제회의기구 OIC(Organization of the Islamic Conference)를 통해서 세계의 이슬람화를 추진하고 있다. 와하비즘은 사우디식 이슬람 교육을 이슬람식 거래 계좌 전 세계에 유포하기 위해서 교육자료를 체계화하여 보급하고 교사를 훈련시키고, 또 정식 학위를 수여한다. 막대한 자카트 자금을 통해서 외국으로부터 엘리트들을 자국에 유치하여 와하비즘 이슬람을 이식시키고 있다.

나. 이슬람 금융은 내부 식민지 전략

서구식 금융이 아닌 샤리아에 근거한 금융 기법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이슬람원리주의이다. 이슬람의 세계관은 지구를 '이슬람의 땅(Dar al-Islam)' '전쟁의 땅(Dar al-Harb)'으로 구분한다. '이슬람의 땅'은 이슬람 샤리아법이 통치되는 곳인데 비해 '전쟁의 땅'은 이슬람의 알라가 아닌 가치가 지배하기 때문에 평화가 없이 전쟁과 혼돈으로 가득하다고 이해한다. 따라서 이슬람의 글로벌 아젠다는 전 지구촌의 '전쟁의 땅(다르 알 하르브)'을 '이슬람의 땅(다르 알 이슬람)'으로 정복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슬람 금융이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이슬람 금융이 한국 사회에 들어오면 한국법의 개정작업을 통해 이슬람적 가치의 합법적 상륙을 시도할 것이다. 수쿠크 채권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대기업보다는 자금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이슬람 펀드 유치가 활성화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쿠크 발행을 비롯한 모든 이슬람 금융은 은행 내부에 샤리아위원회를 설치하여 그곳에서 이슬람법적인 요건을 갖추었는지 심사하여 승인을 받게 되어 있다. 즉 무슬림 이맘들로 구성된 샤리아위원회가 이슬람 자본 소비자와 투자처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승인해야만 매매 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슬람 자본의 유치를 원하는 기업은 이슬람법인 샤리아를 준수하고자 할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와하비즘 전파를 경제적 손익보다 우선시 한다. 이집트 야당 타감무의 사무총장 리파아트 엘 사이드의 말에 의하면, 1993년 사우디는 무바라크 정부에 이집트의 이슬람화를 추진하면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집트에서는 이슬람 펀드 투자기관은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지키는 사람에게는 손쉽게 융자를 해 주었고, 그 중 하나인 '알 라얀'은 베일을 착용하는 여학생들에게 월 용돈 15 이집트 파운드(5달러)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슬람 은행은 어디든지 샤리아 법정을 세워 그곳 사람들이 이슬람을 실천하면 재정을 지원한다. 비록 한국이 수쿠크 발행이 유리하게 법규정을 완화한다고 해서 중동의 오일 머니가 서방 국가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로 가지 않고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지만, 갈수록 팽창하고 있는 이슬람권 출신 노동자의 유입으로 한국 사회에 이슬람의 실존이 엄연한 사실로 인정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슬람금융까지 들어온다면 한국 사회는 유럽처럼 이슬람 문제로 큰 홍역을 겪게 될 것이다.

9/11 테러 이후 이슬람금융은 서방 세계에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이슬람금융과 테러그룹과의 관련성에 대해서 실체가 확인되어 있고, 점점 당국의 감시와 검열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슬람금융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점차 투자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슬람금융의 개척자이며, 사우디 왕가의 재정을 관리하는 DMI(Dar al-Maal al-Islami Trust)의 총재인 사우디 왕자 무함마드 알 파이잘 알 사우드(Muhammad al-Faisal al-Saud)는 2005년까지 9/11 테러 유가족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사우디는 이 거대한 은행재벌을 수단으로 이슬람원리주의를 확산하는데, 이 DMI 자회사 중의 하나가 수단의 알 샤밀 이슬람 은행이다. 2001년 9월까지 빈라덴은 타다몬 이슬람 은행, 파이잘 이슬람 은행, 그리고 알 샤밀 은행, 3개 은행을 통해 알카에다 부하들에게 돈을 송금했다. 또 사우디 왕가의 자금은 전 세계 15개 나라에, 23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달라 알 바라카 DAB를 통해 세계로 유입되고 있는데 그 거래액의 2%는 자가트로 공제되어 자선단체에 보내지고 있다. 그 단체 중에는 물론 이슬람 테러그룹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자카트는 회계 장부에 기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추적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9/11 테러범 람지 유세프는 메카에서 파키스탄으로 성수 유통회사로부터 자가트 자금 일부를 받았다. 사우디 왕가 6천명에 이르는 왕자들의 6천억 달러 수입에서 자가트는 2%로 계산해도 120억 달러에 이른다. DMI와 DAB, 그리고 9/11 테러 직전에 폐쇄된 미국 최대의 이슬람 은행 BCCI(Bank of Credit and Commerce International)처럼 많은 이슬람금융자본은 깨끗한 돈이 아니라 테러 단체들과 관련되어 있다. (*BCCI는 파키스탄 사업가 하산 아베디가 설립했고, 73개국 400개 지점을 가진 세계 최대 이슬람 은행으로 사우디 왕가 주거래 은행인 내셔널 커머셜 은행 창립자의 아들인 칼리즈 빈 마루즈가 총재이다. 사우디 왕가에서 나온 돈은 이 은행 비밀계좌를 통해 나카라과 콘드라스, 앙골라 우니타로 흘러갔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이란-콘트라 자금거래와 사우디의 중국산 실크웜 미사일 구입도 이 은행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졌다. 실질 운영권은 파키스탄 카라치의 무슬림들에게 있다.) 뿐만 아니라 마약과 헤로인, 무기 판매를 통한 자금, 독재정권의 검은 이슬람식 거래 계좌 돈이 세탁되는 과정 속에서 이슬람 은행 네트워크가 활용되고 있다. 9/11 테러 전 몇 달 동안 항공업, 보험업 등에서 풋옵션(특정한 시점에 정해진 이자율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채권) 거래가 평소보다 28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하는데 분명치는 않지만 일반 금융 시스템 속에 들어와 있는 이슬람금융권이 테러에 대한 내부 정보를 알고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다.

만일 한국 사회가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에 동조하여 이슬람 지역에 대한 정치 군사적인 압박 정책에 참여하는 정도가 깊어지며, 동시에 이슬람금융이 세계화의 기류와 함께 금융자본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약화된 틈을 타 한국 사회에 진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국 사회를 9/11처럼 공격하면서 동시에 기존에 한국에 투입된 이슬람금융 자산을 일시에 철수하는 헤지펀드와 같은 작전을 감행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더욱이 한국에서는 이슬람권 이민 2세 아이들이 사우디 와하비즘 교육네트워크 속에 들어가 극도로 원리주의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 이들이 성인이 되는 2020년 정도가 되면 한국 사회의 이슬람 상황은 어떠하겠는가?

이슬람식 외환 거래방식 ‘하왈라’ 이용 500억 원대 환치기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슬람식 거래방식인 ‘하왈라’를 이용해 불법 외환거래(환치기)를 해온 중국인 유학생과 네팔인 이주노동자 등 10명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하왈라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 일정 수수료를 지급한 뒤 전 세계에서 입출금하는 이슬람 전통 송금시스템인데, 경찰과 금융당국은 ‘환치기(무등록 외국환 업무)’의 하나로 보고 있다.

경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중국인 유학생 ㄱ아무개(30)씨와 네팔인 이주노동자 ㄴ아무개(36)씨를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다른 네팔인 이주노동자 ㄷ아무개(29)씨 등 8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ㄱ씨와 ㄴ씨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의 네팔인 이주노동자들한테서 송금을 의뢰받은 돈으로 281억원 상당의 국산 화장품 등을 사들였다. 이어 중국 메신저를 통해 보따리상을 모집한 뒤,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현지 중개인은 화장품을 팔아 얻은 이익을 네팔 조직에 건네는 방식으로 ㄱ씨 등이 송금을 의뢰받은 돈을 네팔 현지로 보냈다.

또 ㄷ씨 등은 네팔인 이주노동자들한테서 같은 의뢰를 받아 56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239억원 상당을 입금받은 뒤 네팔 현지 환치기 조직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네팔 조직은 송금 의뢰받은 돈을 각 의뢰자의 가족들에게 전달한 뒤, 한국으로 들어와 ㄷ씨에게 돈이나 물건을 받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환치기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왈라’는 접근성이 좋고 거래속도도 빨라 네팔 이주민 사회에서는 실질적인 금융기관의 역할을 한다. 또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도 쉬워 범죄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하왈라를 이용한 네팔인은 최소 2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현지 중개인과 네팔 조직 사이에 어떻게 돈이 오고 갔는지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email protected]

‘국내에도 건재’ 이슬람식 환치기 시스템 ‘하왈라’ 입체추적

[일요신문] 수백억 원의 돈이 국가와 국가를 넘나든다. 거액이 오가지만 은행을 거치는 복잡한 절차는 필요 없다. 오직 전화나 이메일 한 통, 또는 팩스 한 장만으로도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만큼의 ‘신뢰’만 있으면 된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오며 깊게 뿌리내린 이슬람권의 전통 금융 거래 방식, ‘하왈라(hawalla)’가 바로 그렇다. 현재 이 시스템은 전통적 의미와 관계없이 국제적인 ‘환치기’ 수법으로 악용되고 있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하왈라’는 신뢰라는 의미의 아랍어다. 원래 명칭은 ‘훈디’로, 이슬람 형제라는 믿음 아래 행해지는 이슬람권의 전통적인 금전 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은행을 거치지 않는 사설 외환 송금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과거 실크로드 교역을 했던 이슬람 상인들이 사막의 도적들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처음 고안했고, 시간이 지나며 꾸준히 발전했다. 현재 이 하왈라 시스템은 ‘환전상’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약간의 수수료만으로 세계 어느 곳으로든 외환 송금이 가능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왈라 시스템은 서구식 은행을 거부하는 일부 이슬람권의 경제 현실과 맞물려, 조직망이 전 세계에 걸쳐 폭넓게 퍼져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하왈라 시스템은 중동 지역 고유의 경제 시스템으로 문화적 존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설 외환 거래 방식이 전통과 문화와는 관계없이, 국제적인 환치기 수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하왈라는 이슬람권에서 이슬람식 거래 계좌 음성자금 이동의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파키스탄에서만 연간 50억 달러(5조 6000여 억 원) 이상이 이를 통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목숨을 건 ‘신뢰’가 기반

국내‧외 금융 거래는 은행계좌를 통해 이뤄진다. 외환거래법과 관세법 등으로 은행을 거치지 않는 검은돈의 흐름과 그 수법은 강력히 규제되고 있다. 반면 하왈라 시스템은 전신환 등 기존 은행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간단한 원리로 작동한다.

만약 한국에서 개인이나 업체가 하왈라 업자에게 해외 송금을 의뢰할 경우, 업자는 돈을 건네받은 뒤 비밀번호를 부여한다. 이후 한국 하왈라 업자는 돈을 받을 수취인이 위치한 국가의 또 다른 하왈라 업자에게 돈을 지급하라고 연락한다. 연락 수단은 팩스나 이메일, 전화 등이다.

이 과정에서 담보 설정이나 개인 신상에 대한 확인 및 서류 작성은 필요 없다. 업자나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개인은 원금의 0.03%, 업체는 2% 정도까지의 송금 수수료만 뗄 뿐이다. 한국의 하왈라 업자로부터 통보를 받은 해외 하왈라 업자는 현지 화폐로 수취인에게 비밀번호를 확인한 뒤 돈을 건네준다. 거래가 완료되면 비밀번호를 비롯한 기본 기록마저 모두 폐기된다. 결국 하왈라 이용자는 송금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도, 적은 비용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원리로 작동되는 거래 방식이지만, 문제가 생겼을 경우 나름의 ‘엄격한’ 대비책이 있다. 먼저 하왈라의 거래 안전성은 거의 100%에 달한다. ‘신뢰’라는 이름의 거래 시스템이 의미하듯, 거래가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목숨을 잃는’ 등 강력한 보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왈라 조직 단속 경험이 있는 세무당국과 경찰 관계자들은 “거래를 증명하는 서류 이상의 강제성과 보안성, 안정성은 여기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송금 시스템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국가별 하왈라 업자들 사이에 송금액 차이가 날 경우에는 기발한 방법으로 채권-채무 관계를 정리한다. 한쪽은 주로 입금만 돼 돈이 쌓여가고 한쪽은 지급만 이뤄지는 상황이 대표적인데, 만약 한국 내 하왈라 업자가 계속 송금을 요청하고 특정 국가 하왈라 업자에게서는 돈이 인출돼 지급되는 경우가 많아 한국 업자가 채무를 지고 있다면, 한국 업자는 채무 금액에 해당하는 물품을 구매해 현지 수입업자에게 보낸다. 그러면 이 업자가 돈을 받아야할 특정 국가 하왈라 업자에게 지불하고, 결국 채권채무 관계는 상계 처리된다. 두 조직 사이에서는 이른바 물건으로 빚을 갚는 ‘땡처리’가 이뤄지는 셈이다.

# 세계적 단속에도 여전히 건재

이런 방식으로 행해지는 하왈라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부터다. 미국이 알카에다 등 테러 조직의 자금이 하왈라를 통해 송금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주요 동맹국에 하왈라 조직의 실태 파악과 단속을 요구하면서 각국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05년 ‘국제 마약 거래 규제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에는 3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중동 출신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고, 이들이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해 하왈라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년 뒤인 지난 2006년에는 수백억 원대의 불법 송금을 알선한 국내 하왈라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2008년 11월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적발한 하왈라 조직은 국내 수출업체의 수출 자금으로 위장해 파키스탄으로 환치기를 했다. 당시 경찰청이 적발한 하왈라 조직원은 50여 명, 불법 송금된 것으로 추정한 금액만 1000억 원대에 달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대규모 하왈라 조직이 검거되고 그동안 하왈라 시스템을 이용해왔던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면서, 국내 하왈라 시스템은 약화되었으리라고 추정돼 왔다. 하지만 최근 하왈라로 환치기를 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여전히 국내 하왈라 시스템이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중국과 네팔 국적의 유학생 등으로, 지난 2011년부터 5년 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해외 송금 의뢰를 받은 뒤 앞서의 ‘땡처리’ 방식으로 화장품을 밀수출해 환전했다. 이들이 불법 환치기한 금액은 520억 원에 달한다. 그동안 경찰에 적발된 대규모 하왈라 조직처럼 의뢰 모집책과 중간책 등의 역할 분배도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 기업의 사업 이익 확보에도 침투

이 같은 하왈라 시스템은 국내 일부 기업에까지도 파고들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에 대해 “중동 지역과의 무역 거래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명목으로 하왈라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리베이트 자금과 비자금 통로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관련해 국내의 한 대기업 임원은 “하왈라는 소액을 쪼개서 보내야 하지 않느냐.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라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일부 중동 지역 사업가들의 말은 다르다. 이들은 “중동 지역과의 무역 거래에서 하왈라 시스템을 통한 송·출금은 최근에도 익숙한 방식”이라면서 “단순히 비자금을 챙기거나 리베이트를 하는 게 아니라 하왈라를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이익을 챙긴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기업이 관세청 등에 수출입 신고를 할 경우 신고 금액을 실제 금액과 비교해 축소 신고하는 관행이 일부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언더밸류’라고 부르는데, 실제 수출입 금액에서 신고 금액을 뺀 나머지 자금에 대해서는 하왈라를 통한 환치기 수법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세무 당국 관계자는 “하왈라 시스템이 기업 불법 자금 이동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자금을 쪼개서 환치기 방법으로 보내면 돈 흐름을 쫓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테러조직에 하왈라 자금이 유입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세계적으로 단속이 강화된 상태다. 국내에서도 수사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이주근로자 500억 이슬람식 불법환치기(하왈라)…중국 경유

이슬람식 불법 외환거래 '하왈라' 환치기 일당 검거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이슬람식 불법 외환거래인 일명 '하왈라'로 500억원대 환치기를 한 중국인 유학생과 네팔인 이주 근로자 등 1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송금을 의뢰받은 돈으로 국산 화장품을 구매, 중국으로 밀수출하고 중국 현지 중개인이 화장품을 판매해 거둔 이익을 네팔로 보내는 수법으로 수년 간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경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중국인 유학생 A(30)씨와 네팔인 이주 근로자 B(36)씨를 구속했다. 또 다른 네팔인 이주 근로자 C(이슬람식 거래 계좌 29)씨 등 8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와 B씨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의 네팔인 이주 근로자들로부터 송금을 의뢰받은 돈으로 281억원 상당의 국산 화장품 등을 사들인 뒤 중국 메신저를 통해 보따리상을 모집,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현지 중개인은 화장품을 팔아 얻은 이익을 네팔 조직에 건네는 방식으로 A씨 등이 송금을 의뢰받은 돈을 네팔 현지로 보냈다.

불법 외환거래 매개체 된 국산 화장품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 연합뉴스]

C씨 등은 네팔인 이주 근로자들로부터 같은 의뢰를 받아 56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239억원 상당을 입금받은 뒤 네팔 현지 환치기 조직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네팔 조직은 우선 송금 의뢰받은 돈을 각 의뢰자의 가족들에게 전달한 뒤 한국으로 들어와 C씨에게 돈이나 물건을 받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환치기를 계속해왔다.

이들의 거래 방식은 이슬람식 불법 외환거래, 즉 하왈라에 해당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왈라는 다른 말로 '훈디'라고도 하는데, 이슬람권에서 통용되는 환치기를 지칭한다.

환치기는 통화가 서로 다른 나라에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 간에 이뤄지는 불법 외환거래다.

하왈라는 접근성이 높고 거래속도도 빨라 네팔 이주민 사회에서는 실질적인 금융기관의 역할을 한다. 또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도 쉬워 범죄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슬람식 환치기 ‘하왈라’ 거래조직 검거

정부가 지난 2월 테러 자금의 유출입 차단을 위해 이슬람식 금융체계인 ‘하왈라’(Hawala) 단속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500억원대 하왈라식 환치기를 해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송금 의뢰받은 돈으로 국산 화장품을 구매해 중국으로 밀수출하고 중국 현지 중개인이 화장품을 판매해 거둔 이익을 네팔로 보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중국인 유학생 A(30)씨와 네팔인 이주 노동자 B(36)씨를 구속했다. 또 다른 네팔인 이주 노동자 C(29)씨 등 8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의 네팔인 이주 노동자들로부터 송금 의뢰받은 돈으로 281억원 상당의 국산 화장품 등을 사들인 뒤 보따리상을 통해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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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 중개인은 화장품을 팔아 얻은 이익을 네팔 조직에 건네는 방식으로 A씨 등이 송금 의뢰받은 돈을 네팔 현지로 보냈다. C씨 이슬람식 거래 계좌 등은 네팔인 이주 노동자들로부터 같은 의뢰를 받아 56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239억원 상당을 입금받은 뒤 네팔 현지 환치기 조직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네팔 조직은 우선 송금 의뢰받은 돈을 각 의뢰자의 가족들에게 전달한 뒤 한국으로 들어와 C씨에게 돈이나 물건을 받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환치기를 계속해왔다.

경찰은 이들의 거래 방식이 이슬람식 불법 외환거래인 하왈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아랍어로 ‘신뢰’라는 뜻의 하왈라는 전 세계 조직망을 통해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유통하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송금 시스템을 의미한다. ‘훈디’라고도 하며, 이슬람권에서 통용하는 ‘환치기’를 지칭한다. 수수료가 저렴하며 접근성이 높은데다 거래 속도 역시 빨라 네팔 이주민 사회에서는 실질적인 금융기관 역할을 한다.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도 쉬워 이슬람식 거래 계좌 범죄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 피의자들이 공모한 하왈라를 이용한 네팔인은 최소 2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국제테러 예방을 위해 테러 우범국의 항공기와 선박에 대한 여행자 전수검사를 하는 등 국경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세관별로 테러대응 전담팀을 신설하고 테러 자금의 유입 차단을 위해 하왈라를 통한 현지 환치기, 무역거래를 가장한 비밀자금 이동 등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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